제8회 진주같은영화제에 놀러오세요

데스크승인 2011.06.27 07:18:17 홍상우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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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필자가 구상했던 영화제 형식은 모든 부대 행사를 제외한 영화에만 초점을 둔 소규모 행사였다. 그리고 기존 영화제와 달리 젊은이의 창조적 잠재력을 발굴하는데 중점을 둔 영화제를 염두에 두었다. 그러니까 35mm 필름을 사용한 방식이 아닌 디지털 기기나 스마트폰으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작품들을 주로 상영하는 영화제를 구상했던 것이다. 물론 국내외 일부에서 이런 형식의 영화제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역에서는 아직 이런 시도가 없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지역 문화를 활성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물을 발굴하여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i-movie festival'을 개최하기로 했다. 


젊은이의 창조적 잠재력 발굴위한 영화제 경상대학교 인문학연구소와 진주시민미디어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영화제는 철저하게 창의적 잠재력이 있는 영화를 발굴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지자체 지원은 전혀 받지 않았고, 특정 단체 지원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진주시민미디어센터 보유 시설과 경상대인문학연구소의 기획력을 최대한 활용했다. 물론 작지만 상금도 있다. 그러나 상금 규모는 영화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의 창의력 발휘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직업 영화인들이 참여할 정도로 액수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모든 영화제는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일정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i-movie festival'에서는 수상작의 완성도가 높으면 국외 유사 영화제 경쟁 부문 또는 비경쟁 부문에 출품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영화제 조직위원회가 교류하는 국외 영화제 프로그래머 또는 영화제 집행 위원장들에게 이 영화제 수상작들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수상작들의 완성도가 높을 때 가능하다. 


영화제 시행 초기는 아무래도 착오가 있을 것이고 출품되는 작품 완성도도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 다수 영화제가 1회 또는 2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영화제 규모를 확장하지 않고, 작품 자체와 관련없는 일체의 부대 행사를 배제하고 최소한의 예산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영화제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영화란 무엇보다도 꾸준히 만들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며, 그 후에 그것을 소개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역 소재로 한 창작물 발굴·소개 의미 커 몇 차례 행사를 치르고, 출품 작품의 완성도도 일정 수준에 오르고, 이중 몇몇 작품이 국외 영화제에 소개되기 시작한다면, 이런 소규모 영화제가 영화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에게 적극적인 창작 동기를 부여할 것임에 틀림없다. 모든 영화제 개막식에 화려한 레드 카펫이 깔리고 영화제 성격과 관계도 없는 유명 스타들이 등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일정 수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 여러가지 오락성 부대행사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유명 게스트도 없고, 화려한 볼거리도 없으며, 출품 작품들 중 일부는 완성도가 미흡할 수 있지만 경남이라는 지역을 소재로 한 단편 영화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그것을 소개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지며, 나아가 일정 기간 상영관에서 개봉되고, 국외 영화제에 출품되거나 수상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정당성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다. 


영화제의 운명은 영화의 운명과 같다. 무엇보다도 지속적으로 개최되면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예산만으로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일관된 의지와 외부의 영향에 영화제가 좌우되지 않도록 자체 예산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자체 보유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활용하여 영화제 예산을 최소한으로 줄이면 이런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앞으로 경남에서 개최되는 'i-movie festival'이 작지만 내실있는 행사로 자리 잡고, 여기를 통해서 젊은이들이 자신의 영화적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통로를 찾게 되길 기대해 본다. 

/홍상우(경상대 교수) 

[아침을 열며] '경남 i-movie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51857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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